동적자산배분 시작하기
동적자산배분과 정적자산배분 비교하기
지금까지 이 블로그에서는 나심 탈레브, 워런 버핏, 레이 달리오, 데이비드 스웬슨, 마크 파버의 전략과 글로벌 시가총액 포트폴리오까지, 여러 정적 자산배분(Static Asset Allocation) 전략을 실제 데이터로 검증해 왔습니다. 이 전략들은 비중을 정하는 철학은 서로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일단 비중을 정하면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든 그 비중을 그대로(혹은 정기적으로 원래 비중으로 되돌리며) 유지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좀 더 엑티브한 성향의 투자자들은 시장의 환경을 반영하여 투자하기를 원합니다. 그 수요를 어느정도 충족시킬 수 있는 전략이 동적자산배분 전략입니다. 다만 정적자산배분과 비교하여 ‘시장을 판단하는 도구’가 추가 되는 만큼 훨씬 높은 수준의 과최적화가 적용된 전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동적자산배분 전략들은 정적자산배분전략에 비해 최대 MDD값이 갱신되는 비율이 높으며, 과거의 수익률이 재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점은 반드시 알아두어야 합니다. 그럼 동적 자산배분(Dynamic Asset Allocation)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정적 배분과 동적 배분은 무엇이 다른가
정적 배분은 "주식 30%, 채권 40%, 금 15%..."처럼 목표 비중을 미리 정해두고, 시장이 어떤 상황이든 그 비중을 유지하거나 정기적으로 원래 비중으로 리밸런싱합니다. 반면 동적 배분은 목표 비중 자체가 시장 상황에 따라 바뀝니다. 예를 들어 주가가 하락 추세일 때는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리는 식입니다.
동적 배분은 '뉴스를 보고 감으로 사고파는 것'이 아닙니다. 이 블로그의 다른 포스팅들과 마찬가지로, 동적 배분도 미리 정해둔 명확한 규칙(모멘텀 값이 얼마 이상이면 매수, 이하면 매도 등)에 따라 기계적으로 실행됩니다. 예측이 아니라 후행적인 데이터(가격, 수익률)를 기준으로 반응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퀀트'의 영역입니다.
2. 동적 배분의 핵심 도구 ① 모멘텀(Momentum)
모멘텀은 "최근에 잘 오른 자산은 당분간 계속 오르고, 최근에 못 오른 자산은 당분간 계속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실제로 수십 년간 학계에서도 반복 검증된 현상입니다. 동적 배분에서는 이 모멘텀을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활용합니다.
- 상대 모멘텀(Relative Momentum): 여러 자산군 중에서 최근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들을 골라 담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주식·해외주식·채권 중 지난 6개월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자산에 집중 투자합니다.
- 절대 모멘텀(Absolute Momentum): 자산 하나의 최근 수익률을 무위험 자산(현금)과 비교합니다. 수익률이 플러스면 보유하고, 마이너스면 그 자산을 팔고 현금이나 단기채로 피신합니다.
이 두 개념을 결합한 것이 게리 안토나치(Gary Antonacci)가 제시한 '듀얼 모멘텀(Dual Momentum)'입니다. 먼저 상대 모멘텀으로 담을 자산을 고르고, 그 자산에도 절대 모멘텀을 적용해 하락 추세라면 아예 현금으로 피신하는 이중 구조입니다.
말로만 설명하면 추상적이니, 가장 단순한 절대 모멘텀 규칙 하나를 실제 데이터로 검증해 봤습니다. 지난 12개월 수익률이 플러스면 SPY(S&P500)를 보유하고, 마이너스면 BIL(초단기 국채, 현금성 자산)로 옮기는 규칙을 매월 말 점검하는 방식입니다.
| 구간 | 정적(SPY 100% 매수 후 보유) | 동적(12개월 절대 모멘텀) |
|---|---|---|
| 전체 기간 (2007.05~2026.08) CAGR | 10.74% | 9.89% |
| 전체 기간 MDD | -55.19% | -33.72% |
| 2008년 금융위기 구간수익률 | -46.6% | -7.3% |
| 2022년 긴축장 구간수익률 | -18.6% | -12.4% |
| 2020년 코로나 폭락 구간수익률 | -9.9% | -20.1% |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처럼 서서히 무너지는 하락장에서는 모멘텀 전략이 미리 빠져나와 압도적으로 방어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코로나 폭락처럼 단 몇 주 만에 급락했다가 곧바로 반등한 구간에서는 오히려 정적 전략보다 결과가 나빴습니다. 12개월이라는 느린 신호가 하락을 뒤늦게 감지해 저점 근처에서 현금으로 갈아탄 뒤, 정작 급반등은 놓쳐버린 것입니다. 동적 배분이 정적 배분보다 항상 우월한 것이 아니라, 하락장의 '속도'에 따라 유불리가 갈린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3. 동적 배분의 핵심 도구 ② 카나리아 자산(Canary Asset)
카나리아 자산은 네덜란드의 웰터 켈러(Wouter J. Keller)가 제안한 PAA(Protective Asset Allocation), DAA(Defensive Asset Allocation) 같은 전략에서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이름은 과거 광부들이 유독가스를 미리 감지하기 위해 카나리아 새를 탄광에 데리고 들어갔던 것에서 따왔습니다.
작동 방식은 이렇습니다. 실제로 담을 자산군(공격형 자산, 방어형 자산)과는 별도로, 시장 전체의 위험 신호를 미리 감지할 소수의 대표 자산(카나리아 자산군)을 따로 정해둡니다. 예를 들어 미국주식·선진국주식·신흥국주식·채권 4개를 카나리아로 지정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매월 말 이 4개 자산 각각의 모멘텀(예: 최근 수익률)을 확인해서, 몇 개가 마이너스인지에 따라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자산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입니다.
- 카나리아 4개 전부 모멘텀 플러스 → 공격형 자산 100% 유지
- 카나리아 중 2개가 마이너스로 전환 → 공격형 자산 비중을 절반으로 줄이고 방어형 자산으로 이동
- 카나리아 4개 전부 마이너스 → 포트폴리오 전체를 방어형 자산(현금·단기채)으로 이동
핵심은 카나리아 자산 자체를 매매하는 것이 아니라, 카나리아의 '신호'만 관찰해서 실제로 보유한 다른 자산군의 비중을 조절한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자산에 절대 모멘텀을 적용하는 것보다, 여러 자산의 신호를 합쳐서 판단하기 때문에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더 안정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방식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앞으로의 계획
이번 포스팅은 본격적인 백테스트보다는 개념 정리에 집중했습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듀얼 모멘텀, 카나리아 자산을 활용한 PAA·DAA 같은 실제 동적 배분 전략을 하나씩 계산기로 직접 검증하고, 지금까지 다뤄온 정적 배분 전략들과 성과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당부의 말씀
- 동적 배분은 파라미터가 많아질수록 과최적화 위험도 커집니다: 룩백 기간(몇 개월 모멘텀을 볼지), 카나리아 자산의 개수와 종류 등 조정할 수 있는 변수가 정적 배분보다 훨씬 많습니다. Train Set과 Test Set을 나눠 검증하는 습관이 동적 배분에서는 더욱 중요해집니다.
- 매매 빈도가 늘어나는 만큼 비용도 늘어납니다: 신호가 자주 바뀌면 그만큼 매매가 잦아지고, 거래 수수료와 일반계좌라면 양도소득세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 하락장의 '속도'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이번 포스팅의 예시에서 봤듯, 서서히 무너지는 하락장에는 강하지만 급락 후 급반등하는 구간에는 오히려 불리할 수 있습니다. 동적 배분이 정적 배분보다 무조건 낫다는 인식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 참고 문헌
- Gary Antonacci, Dual Momentum Investing (2014)
- Wouter J. Keller & Jan Willem Keuning, Protective Asset Allocation (PAA): A Simple Momentum-Based Alternative for Term Deposits
- Wouter J. Keller & Jan Willem Keuning, Breadth Momentum and the Canary Universe: Defensive Asset Allocation (DAA)
※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투자 아이디어 검증 및 학습 기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과거의 백테스트 성과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며, 모든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